내 껌딱지인 내 아이를 보며 가끔 생각한다.
내 인생에서, 내가 내 아이의 전부인 순간이 대체 얼마나 남아 있을까?
엄마 아빠가 삶의 전부였던 그 시간은 참 빠르게 지나더라.
겪을 때는 그렇게 힘들고 지겨웠는데, 지나고보니 그 시절이 내 삶 의 봄날이었구나.
다시는 그 아름다운 시간을 만날 수 없겠지.
엄마 아빠가 전부였다가, 이제는 친구가 전부인 너, 점 점 넌 우리를 떠나 살겠지.
우리는 얼마나 서로 더 멀어질까.
이제는 잠시만 안아도 내 품을 자꾸만 떠나려고만 하는 너,
엄마 아빠만 바라보던 그 시절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겠지.
그래도 꼭 기억해주렴.
우리가 너를 참 많이 사랑하고 아꼈다는 사실을.
많이 사랑해, 그리고 고마워, 부족한 우리에게 와줘서.
<부모의 예쁜 말 필사 노트>, 김종원-